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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롯데,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나승현, 기대감을 안긴 변용선

비회원 2010. 9. 6. 14:20



 9월 5일 오후, 전국 각 지역의 고속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미리 벌초를 떠났던 차들이 한꺼번에 고속도로로 몰리면서 발생한 문제였다.
그리고 나 역시도 그 많은 자동차 가운데 한 자리를 차지하며 '고속도로'라는 이름의 주차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고, 롯데의 경기를 실시간으로 즐기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 9월 5일 경기 총평 >

 9월 5일 경기를 앞두고 롯데 팬들은 크게 두 가지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는 지난 선발 등판에서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수완이 이 경기에서는 어떤 내용의 투구를 할 것인가? 였으며, 두 번째는 전날 경기에서 예상외의 호투를 보이며 연장전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던 불펜진이 또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였다.

조성환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1회말, 기선제압에 성공하는 롯데?

 경기 초반의 양 팀 분위기는 전날 경기의 결과에 대한 영향을 받는 듯 보였다.
삼성은 내야수들이 조그마한 실수를 거듭했고, 롯데의 타자들은 상대의 미숙한 플레이로 얻은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롯데의 1회말 공격은 상대의 실책으로 시작되었다.
삼성의 유격수 손주인은 김주찬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 타구에 1루 송구실책을 저질렀고, 실책을 저지른 이후 다음 플레이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며 김주찬에게 2루 베이스를 내줬다.

 선두타자가 2루까지 출루하자 로이스터 감독은 포스트 시즌에 대비한 듯한 작전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경기 초반부터 보내기 번트 작전을 펼치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최근 경기들에서 여러 가지 작전을 시험하고 있던 로이스터 감독은 1회말 공격부터 황재균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한 것이다.

 로이스터 감독이 보내기 번트 작전을 지시하였다는 것은 다음 타자인 조성환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리고 로이스터 감독의 신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조성환은 장원삼의 높은 공을 공략해 좌익수 뒤 펜스를 직접 맞추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만들어내며 믿음에 대한 확실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조성환의 적시타로 선취득점에 성공한 롯데는 경기 초반 제구력이 좋지 않았던 장원삼을 더욱더 몰아붙였다.
이대호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원 아웃 주자 1, 2루 상황에서 5번 타자로 선발출장한 전준우가 좌익수 뒤 펜스 상단을 맞추는 2루타를 기록하며 조성환을 홈으로 불러들였고, 원 아웃 주자 2, 3루 상황에서 나온 가르시아의 2루수 땅볼 타구에는 야수선택의 행운까지 따르며 득점을 올리기도 하였다.
그리고 정보명이 삼진으로 물러난 투 아웃 주자 1, 3루의 상황에서는 문규현이 2-2의 볼카운트에서 2, 3루 사이를 빠지는 좌전 안타를 기록하며 팀의 네 번째 득점을 만들어냈다.


 롯데의 1회말 공격은 완벽에 가까웠다.
김주찬과 이대호는 상대의 실수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뛰어난 주루 플레이를 성공시켰고, 적시타를 기록하였던 조성환, 전준우, 문규현은 장원삼의 실투를 안타로 연결하는 집중력 있는 타격을 보였다.

김수완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2회초, 또다시 제구력 난조로 무너진 김수완

 타자들이 1회말 공격에서 4점이라는 큰 점수를 뽑아낼 때만 하더라도 이 경기는 롯데가 쉽게 승리를 챙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2회초 수비에서 롯데의 팬들은 그 생각을 지워야만 했다.


 롯데의 선발투수 김수완은 2회초 수비에서 선두타자 박석민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고, 임익준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이후, 박한이와 진갑용에게 백투백 홈런을 내주며 순식간에 4대3 스코어의 추격을 허용했다.

 문제는 김수완의 실점이 3점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두 방의 홈런으로 순식간에 3점을 실점한 김수완은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더 이상의 실점을 하지 않을 듯 보였지만, 조동찬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맞은 뒤 이영욱에게 볼넷을 내줘 투 아웃 주자 1, 2루의 실점 추가 실점 위기에 몰렸고, 강봉규에게 우익수 앞 적시타를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2회초의 김수완은 1회말의 장원삼과 마찬가지로 제구력 난조를 보였고, 똑같이 4실점을 하며 동점을 허용하였다. 그리고 김수완의 제구력 문제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팬들은 지난 등판에 이어 두 경기 연속으로 제구력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김수완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롯데의 마무리로서 활약하던 2006년의 나승현 모습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역전을 허용한 배장호와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나승현

 롯데의 선발투수 김수완이 동점을 허용하는 동안 삼성의 장원삼은 제구력의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안정을 찾은 장원삼에게 타자들이 고전하는 사이 롯데의 불펜투수들은 삼성의 타자들을 상대로 역전 및 대량실점을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로이스터 감독은 삼성에게 추가점을 내주지 않기 위해 3회초 부터 마운드를 배장호로 교체하였지만, 바뀐 투수 배장호는 로이스터 감독의 그 뜻을 지키지 못하며 역전을 허용하였다.
3회초 수비부터 마운드에 오른 배장호는 박석민과 임익준을 각각 3루 땅볼과 삼진으로 잡아내며 깔끔한 출발을 보였지만, 세 번째 상대인 박한이에게 1-1의 볼카운트에서 우익수 뒤 홈런을 맞으며 역전 점수를 내주고 말았다.
3회초 수비에서 역전을 허용한 배장호는 이후 4, 5회의 수비에서 상대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나름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을 하였다. 롯데 타선의 힘과 불펜투수들의 평소 활약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호투'라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문제는 야수들이 지나치게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는 것과 배장호에 이어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나승현이 오랜만에 1군 경기에 나서 최악의 피칭을 하였다는 것이다.
6회에 마운드에 올랐던 나승현은 선두타자 박한이를 1루수 땅볼로 잡아냈지만, 진갑용과의 승부에서 좌익수 앞 안타를 허용한 뒤 김상수에게도 기습 번트 안타를 허용하며 원 아웃 주자 1, 2루의 위기에 몰렸고, 이후 '강명규 - 이영욱 - 강봉규 - 최형우'에게 연속으로 2루타를 맞는 등 총 6연속 피안타로 6회초 수비에서만 5점이라는 큰 점수를 상대에게 내줬다.


 06시즌 신인지명에서 류현진보다 빠른 순위로 롯데에 지명을 받으며 팬들에게 많은 기대감을 안겼고, 또 한때 그에 만족할만한 좋은 활약을 보였던 나승현이 지난 4월 10일 경기에서 1 1/3이닝 동안 3자책점을 기록한 것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9월 5일 경기에서도 역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 것은 롯데팬의 입장에서 큰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이정훈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7회초, 나승현과 이정훈의 추가 실점

 6회초 수비에서 5실점을 하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나승현은 7회초 수비에서도 마운드에 올랐고, 여전히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팬들을 더욱 실망시켰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나승현은 6회와 마찬가지로 또다시 진갑용에게 안타를 내주며 첫 주자를 내보냈다.
나승현은 진갑용과의 두 번째 대결에서 2-0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지만, 4구째 공에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허용하였고, 무사 주자 2루의 위기에서 김상수에게 우익수 앞 적시타를 허용한 뒤 결국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무사 주자 2루의 상황에서 마운드를 물려받은 이정훈은 나승현의 추가자책점을 막아주지 못했다.
이정훈은 마운드에 오른 뒤 첫 상대였던 강명규에게 초구에 우익수 앞 안타를 맞았고, 나승현이 주자로 남기고 간 김상수에게 홈플레이트를 내주고 말았다.


 나승현이 6회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은 어차피 그가 핵심전력에서 제외된 선수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나름 불펜의 핵심전력으로 평가받는 이정훈이 마운드에 오른 뒤 첫 상대에게 초구 안타를 허용하는 장면은 포스트 시즌에 대한 팬들의 걱정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지난해 겨울 변용선의 모습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9회말, 변용선의 데뷔 첫 안타와 타점

 롯데의 9회말 마지막 공격을 앞둔 상황에서 양 팀의 점수는 12대4로 벌어져 있었기에 게임의 승패는 이미 결정 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롯데팬들을 기쁘게 할 마지막 이벤트는 남겨져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롯데팬들을 즐겁게 한 마지막 이벤트는 변용선의 데뷔 첫 안타와 타점이었다.
09년 신인지명에서 롯데의 선택을 받았던 변용선은 지난 9월 1일 확장엔트리가 시행되면서 데뷔 이후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고, 9월 5일 경기의 9회말 공격에서 황재균을 대신해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며 첫 1군 경기 타석을 경험하였다.

 평생 처음으로 1군 무대를 경험하게 된 변용선은 팀 리더인 로이스터 감독의 스타일에 꼭 맞는 플레이를 펼쳤다. 첫 경험에 대한 긴장감에 빠져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변용선은 상대투수의 초구를 노려쳤고, 3루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만들어내며 데뷔 첫 안타와 첫 점을 동시에 만들어냈다.


 이 경기가 다른 선수들과 롯데팬들에게 기억될 가능성은 아주 낮다.
하지만, 어느 한 선수와 그의 가족들에겐 이 경기만큼 뜻깊은 게임은 없을 것이다.



< 일장춘몽 같았던 롯데의 불펜? >

 '고속도로'라는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이후 늦은 저녁 시간에 이 경기의 경과를 접하게 된 나는 곧바로 큰 실망감에 빠져들었다. 바로 전날 경기에서 삼성의 막강타선을 상대로 6이닝에 가까운 시간 동안 무실점의 호투를 보였던 불펜진이 단 하루 만에 대량 실점을 하였다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었다.

나승현의 연도별 성적,, 안타깝게도 고졸 1년차였던 2006시즌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스탯티즈)

 하지만, 경기에 대한 기록지를 확인하고,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 이후 그 실망감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분명 롯데의 불펜진이 9월 5일 경기에서 8실점을 기록하긴 하였지만, 그 실점의 대부분을 한 명의 선수가 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정훈을 비롯한 다른 선수들도 낮지 않은 피안타율을 기록한 경기이기는 했지만, 위기의 순간 병살타를 유도하거나 상대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의 조금은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긍정적인 평가를 하게 만들었다.

9월 4일과 5일 경기의 롯데 투수들 성적 (자료:KBO홈피)

 9월 5일 경기가 끝난 뒤 어떤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롯데 불펜에 대한 기대감을 느끼게 했던 9월 4일의 경기에 대해 '일장춘몽과 같다.'라는 롯데팬의 표현을 볼 수 있었다.
그냥 장난스럽게 올린 표현이었겠지만, 많은 롯데의 팬들은 그 표현에 대하여 많은 공감을 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 꿈이라는 것도 결국 해몽하기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오듯. 같은 경기를 통해 느낀 '꿈'도 역시 해석하기 다른 것이 아닐까? 불안하기 짝이 없는 롯데의 불펜이지만, 시즌 막판 그들이 보여줄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생각을 해보자.



< 마무리 하면서.. >

 이날 경기는 롯데의 팬들에게 절반의 실망감과 절반의 즐거움을 선물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나승현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던 롯팬들은 큰 실망감을 느끼게 하는 경기였다면, 지난 퓨처스리그 중계를 통해 변용선에 대한 가능성을 기대했던 팬들은 그가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는 점과 또 그 경기에서 첫 안타 및 타점을 기록하였다는 것에 대한 큰 즐거움을 느꼈을 것이다.

 물론 변용선이라는 선수가 타자로서의 가능성보다 포수로서의 능력을 먼저 평가 받아야겠지만, 데뷔 첫 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하였다는 것은 그로 하여금 긴장을 풀게 하고, 자신의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변용선이라는 선수의 성장은 기존의 롯데 포수들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많은 경기 경험을 쌓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 이외에 변변한 1군급 백업 포수가 없어 1군 백업 포수로만 활약하며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너무 많았던 장성우에게는 2군으로 내려가 경기 경험을 쌓을 기회가 제공 될 가능성이 높다.(현재 롯데에는 강민호라는 젊고 유능한 포수가 있고, 어느 감독이든 주전포수에 대한 교체는 자주 이뤄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하는 장성우가 1군 백업 포수로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보통 다른 팀의 경우 팀의 주전포수 이외의 다른 선수들은 1군 백업과 2군 활동을 로테이션 돌리면서 2군 활동을 통해 경기감각을 유지하게 만든다. 하지만, 롯데는 최기문의 부상 등으로 다른 1군 백업 요원이 부족한 상태가 되었고 이것은 장성우를 벤치에 앉아두게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변용선이라는 선수가 좀 더 성장하여 롯데 포수진에게 도움이 되고, 더 나아가 다른 선수들을 이끌어가는 선수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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