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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성근 감독의 '싸인 훔치기 발언'논란?, 팬들의 반응은?

비회원 2010. 9. 17. 12:35



 롯데의 경기가 없었던 9월 16일의 오후,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인터넷을 연결하고 각종 포털사이트의 야구 게시판과 커뮤니티들을 돌아다녀 보니 이틀 전 김성근 감독이 언론을 통해 언급했던 '사인 훔치기'와 관련된 내용이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었다.




< 김성근 감독의 '롯데의 사인 훔치기' 주장 >

 이 논란에 대한 발단은 지난 9월 14일 사직구장에서 있었던 롯데와 SK의 시즌 18차전 도중 나왔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황재균이 3루타를 치며 출루에 성공했고, 바로 다음 타자인 문규현이 김광현을 상대로 초구에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만드는 순간 김성근 감독이 주심에게 다가와 어필을 한 것이었다.

김성근 감독 (사진출처:SK와이번스홈피)

- 인터뷰를 통한 김성근 감독의 주장

 경기가 방송을 통해 중계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김성근 감독의 어필이 어떤 것에 대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어필에 대한 내용은 바로 다음날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김성근 감독이 어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롯데가 사인을 훔쳤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그의 주장은 이랬다.
"1루 코치와 3루 코치가 순간적으로 탁탁 움직이는 모습을 봤다.", "내가 심판에게 항의할 때 롯데 감독도 나온 것 자체가 훔쳤다는 걸 방증한다."라는 주장을 했다.
즉, 롯데 코치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표현하지 않았지만, 김성근은 롯데 코치들의 몸동작에서 자신만의 판단 기준에서 벗어난 행위를 본 듯했고, 자신이 사인 훔치기에 대한 어필을 할 때 로이스터 감독이 벤치에서 나온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확신하는 듯 보였다.

로이스터 감독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심판의 판단과 로이스터 감독의 어필 이유

 이날 경기의 주심을 봤던 추평호 심판은 김성근 감독의 주장에 대하여 "사인 훔치기는 없었던 것 같다"라는 대답을 했다.
"포수가 사인을 넣을 때 움직이지 않았고, 베이스 코치의 자리에서 사인이 잘 보이지도 않는다", "코치들이 자주 움직인 것은 사실이지만 타이밍이 달랐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이 확신의 이유로 든 로이스터 감독의 어필 이유도 김성근 감독의 생각과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스터 감독은 자신의 어필 이유에 대하여 "일단 사인 훔치기는 모든 팀에서 할 수 있는 것이고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 "금지규정이 없기 때문에 심판이 김 감독의 요청을 받아들여 코치를 불러들일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막으려는 것이었다"라는 답변을 내놓으며 김성근 감독이 공필성 코치를 향해 손짓하는 것을 보고 이것을 막기 위해 했던 어필이었음을 밝혔다. (로이스터 감독의 생각과는 달리 국내 프로야구 규정에는 '사인 훔치기'와 관련된 규정이 있기에 일부에서는 이것을 문제 삼기도 하지만, 로이스터 감독 발언의 핵심은 '규정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사인 훔치기를 했고 문제 될 것이 없다.'가 아닌 '상대 감독의 어필에 우리 코치를 손짓으로 불러들이는 것은 잘못이다.'라는 것이다.)



< 김성근 감독 발언에 대한 야구팬들의 반응 >

 김성근 감독의 인터뷰 내용이 기사화된 직후, 야구팬들의 관심은 롯데의 '사인 훔치기' 사실 여부에 모아지는 듯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야구팬들의 관심은 김성근 감독의 발언 자체의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 지도력은 좋지만 언변은?

 김성근 감독의 '사인 훔치기'발언에 대한 야구팬들의 반응은 그렇게 좋지 않다.
김성근 감독의 발언에 대해 야구팬들은 연례행사와 같은 '상대 팀 흔들기' 혹은 '실언'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많은 야구팬들이 김성근 감독의 발언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보이는 이유가 뭘까?
김성근 감독은 국내에서 둘째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지도력에 있어서는 인정을 받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외적인 부분에서 있어서 그에 대한 야구팬들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가 않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이 야구팬들 사이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말'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이 어필하는 장면 (사진출처:방송화면 캡처)

- 직설적이거나 혹은 배려가 없거나

 SK를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의 팬들은 김성근 감독의 발언으로 인해 한 번씩쯤은 상처를 받아봤을 것이다.
다른 팀의 감독의 경우 어떠한 발언으로 인해 이슈가 되는 경우를 찾기도 힘들지만 김성근 감독은 시즌마다 꼭 한 두 번 이상은 꼭 파장을 일으키곤 한다.

 최근 1년 사이만 하더라도 김성근 감독의 발언이 문제가 된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중 최악의 발언은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의 패권을 KIA에게 넘겨 준 뒤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KIA의 한국시리즈 사인 훔치기'발언이었다.
그는 당시 경인지역방송에서 제작한 '불타는 그라운드'에 출연해 "한국시리즈 내내 KIA는 했다. 우리는 알고 있었다.", "말을 하면 지저분하게 돌아갈까 봐 말하지 않은 것뿐이다.", "시즌 내내 어느 팀이나 한다. 얼마나 들키지 않고 세밀하게 하느냐가 문제"라는 발언을 늘어놓으며 12년 만에 트로피를 올린 KIA의 우승을 폄하하고 축제 분위기를 망쳐버렸다. 

 롯데의 경우 올 시즌만 하더라도 이미 김성근 감독의 '모래알 발언'으로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성균관 대학교의 초청 강연회에 참석했던 김성근 감독이 롯데에 대해서 "좋은 팀인데 모래알 같다."라고 말한 것이다. 상대 팀을, 그것도 시즌 중에 모래알에 비교하여 비하하는 발언은 신중치 못했고, 당시 SK의 단장까지 나서며 롯데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8월에는 자신의 팀에 속한 김광현을 높게 평가하기 위해 연속 퀄리티 스타트 기록을 세우며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던 류현진을 비교하여 문제를 한화팬들에게 반감을 사기도 했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류현진의 등판간격 조절 등을 이야기하며, 한 때 문제가 되던 표적등판 논란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위의 발언들을 살펴보면 그의 발언에는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다.
롯데에 대한 모래알 발언의 경우 좀 더 재미있는 표현을 쓰려다가 실수하였다는 변명을 했는데, 아무리 자신이 생각하는 롯데의 이미지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외적으로 그런 발언을 함부로 해서는 되지 않는다.
그의 상대 팀에 대한 배려심이 좀 더 강했다면 이런 발언을 쉽게 내뱉긴 힘들었을 것이다.

팀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되 상대 팀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는 로이스터 감독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김성근 감독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또 다른 이유는 같은 상황과 사건을 두고 입장에 따라 다른 태도는 보이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의 경우 시즌 막판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봉중근의 몸 상태를 이야기하며 휴식을 주는 것이 선수를 위해서 좋다는 식의 발언을 했으나, 얼마 뒤 LG가 SK와 순위싸움을 하던 팀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봉중근을 엔트리 말소시키자 앞전과는 전혀 다른 책임감이 없다는 식의 비판을 쏟아내 문제를 일으켰다.

 이번 롯데전의 '싸인 훔치기'논란도 마찬가지다.

 '싸인 훔치기'에 대하여 평소 '모든 팀이 하는 것이 싸운 훔치기며, 이것을 당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프로다.'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김성근 감독이다.
이렇게 '싸인 훔치기'에 대한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있는 김성근 감독은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도중 KIA측에서 "SK가 관중석의 전력분석원을 통해 수비 시프트 수신호를 보내고(전력 분석원의 수비 시프트 수신호는 당시 심판에게 주의를 받기도 했다.), 싸인 훔치기의 정황도 포착하였다."라는 발언을 하자 "프로는 당하지 말아야 한다. 당한 뒤에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건 프로답지 못한 자세다", "(싸인 훔치기에 대해)필요하면 따질 수 있다. 야구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자기가 한 일을 뒤돌아보지 않고 이야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발언을 2009년 10월 4일 일간 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했다.
이 발언의 의미는 '우리(SK)가 싸인 훔치기를 했지만, 싸인 훔치기는 누구나 시도하는 하나의 전략이며, 싸인 훔치기를 당한 쪽이 무능한 것이다.'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문제는 이번 롯데와의 대결에서 주장한 '롯데의 싸인 훔치기'발언이 지난 시즌 KIA를 상대로 그가 했던 발언과 완전히 반대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지난 시즌 KIA를 상대로 열변을 토했던 '싸인 훔치기'에 대한 김성근식 논리라면, 이번 문제의 경기에서 만약 롯데가 싸인 훔치기를 정말 시도하였더라도 그것은 싸인을 들킨 자신들의 잘못이지 롯데에게 잘못을 덮어 씌워서는 안된다.

이런 김성근 감독의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의 발언을 접하게 된 SK를 제외한 7개 구단 팬들은 "자신의 애제자이자 국내 최고의 포수인 박경완을 한 번에 무능력한 선수로 만든 김성근 감독!!(김성근 감독의 평소 논리라면 그가 롯데를 상대로 싸인 훔치기 의혹을 제기하는 순간 박경완은 싸인 훔침을 당한 무능한 포수가 된다.)"이라는 비아냥을 보내고 있다.

'싸인 훔치기'에 대한 김성근 감독의 소신 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
로이스터 감독의 인터뷰 내용에서도 나타나듯 미국의 경우 싸인 훔치기에 대한 징계 조항이 없다. 즉, 이것은 상대의 싸인을 훔치는 것 또한 하나의 능력으로 보며, 싸인을 들키지 않는 것도 능력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것은 같은 상황에 대해 매번 다른 입장과 논리를 펼치는 것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공필성 코치 (사진출처:롯데자이언츠홈피)

- 경기 후 인터뷰에서까지 주장했어야 했나?

 이번 논란에서 또 한가지 문제가 되는 것은 김성근 감독이 경기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롯데의 싸인 훔치기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당시 어필을 하였을 때 심판이 싸인 훔치기가 아니었음을 판정하였음에도 계속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주장을 인터뷰를 통해 계속 펼치고 있는 것은 심판의 판단과는 상관없는 자신의 생각이 무조건 답이라는 독불장군식 행동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부분은 지난 시즌 KIA가 자신을 상대로 '싸인 훔치기'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던 것만으로도 흥분을 감추지 않았던 것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팬들에게는 이중적인 태도로만 인식되고 있다.



< 마무리하면서.. >

 질문을 하나 던져보겠다.
당신이 야구팬이라면 김성근 감독에 대하여 '덕장'이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는가?
아마도 대부분의 대답은 'NO'가 될 것이다.
그와 같은 시대를 보냈던 김인식 전 한화 감독이 '덕장'이라는 칭송을 받을 때도 그는 하위팀 SK를 우승으로 이끈 '야신'으로만 불렸고, 김인식 감독이 은퇴한 이후에는 팀 사정이 좋지 않은 넥센을 이끌며 선수들을 보듬은 초짜 김시진 감독을 '덕장'이라고 표현할 때도 김성근 감독에게는 '야신'이라고 칭호만이 붙었을 뿐이었다.

 '야신'불리는 그가 '덕장'으로 불리는 경우가 작았던 이유가 뭘까?
단순히 '야신'이라는 칭호가 이미 그를 대변하는 확실한 표현이 되었기 때문일까?
그것은 아마도 나의 글에서 나열한 몇 가지 사건들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사건들과 발언 등을 통해 승리에 대해서만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그려졌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감독으로서 승리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그것을 표출하는 것이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스포츠의 시초를 생각한다면 감독에게 승리에 대한 애착만큼 중요한 덕목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사람들은 스포츠를 통해 느끼고자 하는 것이 변화하였다.
스포츠를 통해 단순히 승리에 대한 쾌감만을 경험하고자 했던 시대에서 스포츠를 통해 인간적이고 드라마적인 요소도 경험하고자 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결국, 심판도 "싸인 훔치기는 없었다."라는 판단을 내린 상황에서 이틀이 지난 뒤에도 언론을 통해 롯데가 싸인 훔치기를 했다는 확신의 인터뷰를 하고, 또 그로 인해 자신이 지난 시즌 했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을 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은 팬들이 원하는 '덕장'의 이미지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야신'은 '덕장'이 될 수 없을까?
아니다. 그가 '야신'이 된 것도 '덕장'으로서의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다만, 그 능력을 자신의 팀 선수 및 팬들과만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7개 구단의 팬들과도 소통할 수 있느냐가 그 차이를 만들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지도력에 있어서는 최고의 감독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야구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야신'이 모든 야구팬들에게 '덕장'으로 불리는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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